마하무니 파고다1 [버마의 나날들-burmese days]-12-늙은 햇살이 깊게 들어오던 시간. 마하무니 파고다. 햇살이 제법 노랗게 물들어 기둥사이로 스며들던 시간. 여행중 처음 스케치북을 꺼냈다. 낯선 외국인이 이상한 머리를 하고 길 가운데 주저앉아 스케치북을 펼치니 절 안에서 뛰어돌던 아이들이 내 주위로 몰린다. 아이들이 몰리니 주변에서 수다를 떨던 어른들이 모이고 그림을 한참 그리다 목이 아파 고개를 드니 주변에 참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. 말은 통하지 않아 대화를 나눌 순 없었지만 눈이 마주칠때마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씨익 웃어준다. 가끔씩은 저것도 그려야지 이것도 그려야지 가섭도 하기도 하고 나래 나래* 하면서 칭찬도 해주시고. 많은사람 앞에서 그림그리는 것이 처음이라 떨리기도 했지만 참 유쾌했던 기억. *나래-버마어로 이뻐요란 뜻입니다. 열한번째 이야기 친절한, 히로시상. 2011. 6. 16. 이전 1 다음